[백운논단] 가공식품 감세라니... 선거전 그야말로 국민우롱공약 막가자는 건가?
[백운논단] 가공식품 감세라니... 선거전 그야말로 국민우롱공약 막가자는 건가?
  • 양평백운신문
  • 승인 2024.03.2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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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10총선 선거운동 시작 벽두부터 “ 서민식품 부가가치세를 10%에서 5%로 절반 인하할 것을 정부에 강하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도 즉각 “검토할 예정”이라고 호응했다. 사과, 대파 등 고물가 문제가 여당에 총선 악재로 작용하고 불리한 판세가 나아지지 않자 부가세 인하 카드를 들고 나선 것.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부가세율을 내려준 방식이 전례가 없고 법 개정 사안이라 야당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며 “생필품 부가세를 절반 인하하면 세수 감소 폭이 수조 단위에 달할 수 있다”며 상상초월한 공수표라고 지적했다.
 
여당이 제대로 검토도 되지 않은 설익은 정책을 총선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다.한 위원장이 지목한 품목들은 "출산·육아용품, 라면·즉석밥·통조림 등 가공식품, 설탕·밀가루 등 식재료" 등이다.
 
결론부터 밝히자면 황당한 이야기다. 한 위원장은 이들 가공식품에 붙는 부가세를 낮추면 물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기대하는 듯하다. 그러나 한 위원장이 거론한 가공식품 등은 몇몇 기업들이 과점 형태를 이루고 있다. 세율을 내린다고 해도 가격이 떨어지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부가세 인하는 세법을 고쳐야 가능하다. 국회에서 세법 개정을 논의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렇게 법을 고치는 동안 현재의 물가 추세가 바뀌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세법 체계와도 맞지 않는다.
 
현재 한국의 부가세는 단일 세율 체제로 10% 혹은 면세라는 원칙으로 적용된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종목을 골라 '절반'으로, 그것도 ‘한시적으로’ 낮추는 건 세정에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 뻔하다.
 
이번 총선을 뒤흔들고 있는 이슈는 대파다. 윤석열 대통령이 마트를 찾아 '875원이라는 합리적 대파 가격'을 제시하면서 국민의 분노가 폭발했다.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출마한 한 후보는 '한 뿌리에 875원'이라는 억지 주장을 해 빈축을 샀다. 하지만 가공하지 않은 농산물인 대파에는 아무런 세금이 붙지 않는다. 한 위원장이 대파 파동을 감안해 내놓은 주장이라면 헛발질에 불과한 셈이다.
 
국민의힘은 여당이다. 보통의 총선에서 여당이 내놓는 정책은 앞으로의 국정 방향으로 이해된다. 그만큼 충분한 검토와 당정간의 교감 위에서 나오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요즘 여당이 내놓는 정책은 전혀 다듬어진 흔적이 없다.
 
하루 전에 한 위원장이 내놓은 국회 지방 이전도 마찬가지다. 하긴 대통령이 전국을 돌면서 던져 놓은 감세와 정부 지원, 규제 폐지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세수를 팍팍 줄이면서 지원도 왕창 늘릴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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